2023년 겨울, 홍대 뒷골목의 낡은 다가구 주택을 개조한 이자카야들이 줄줄이 셔터를 내리던 그 시점부터 이야기해보자. 나는 동네 단골로서 사장님이 주방 마감할 때마다 곁눈질로 영수증과 재고 현황을 훑어보는 게 취미다. 폐업한 가게들의 공통점? 의외로 간단하다. '인스타 감성'에 취해 원가율 45%를 우습게 넘기는 메인 메뉴를 내놓고, 정작 손님들이 술을 들이켜게 만드는 '마진율 효자 품목'은 메뉴판 구석에 박아뒀다는 거지.
망한 사장들은 하나같이 "재료가 좋으면 손님이 알아준다"고 짖어대더라. 팩트는 홍대 유흥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거다. 이제 애들은 1차에서 배를 채우지 않아. 2차, 3차로 넘어가는 '하이볼 바'나 '노래방' 문화가 메인인데, 위키백과 노래방 역사를 보면 알겠지만 이 바닥은 원래 분위기 싸움이거든. 살아남은 곳들은 메인 안주 원가를 20%대로 깎아먹는 대신, 사이드 메뉴인 '명란 구이'나 '먹태' 같은 고마진 제품을 테이블마다 강제로 끼워 팔더라.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 회전율 확인: 메인 메뉴 조리 시간 15분 미만인가?
- 원가 구조: 주류 대비 안주 마진이 3배 이상인가?
- 재방문 장치: 단골이 시키는 '숨겨진 메뉴'가 있는가?
내가 가끔 참고하는 작성자의 추천 사이트를 보면, 성공한 곳들의 특징이 명확하다. 유흥 트렌드라는 게 결국 '얼마나 오래 머물며 얼마나 더 마시게 하느냐'의 싸움이거든. 감성 따지는 사장님들은 테이블에 손님을 3시간씩 앉혀두고도 회전율이 낮아 망하지만, 독한 사장들은 조명 밝기를 조금씩 조절해서 자연스럽게 다음 술을 주문하게 만든다.
결국 누군가는 "공간의 가치"를 팔았고, 누군가는 "술값의 효율"을 팔았다. 2023년 홍대 상권의 시체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곳들은 예외 없이 자기 가게의 손익분기점을 손님 인원수 단위가 아니라 '테이블당 술잔 수'로 계산하는 놈들이었다. 감성 찾느라 원가율 50%를 찍는 자영업자의 낭만은, 내 지갑에서 나가는 술값으로 보전해 주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해라. 그저 누가 더 차갑게 계산기를 두드리느냐의 차이일 뿐이니까.